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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푼차이หริภุญชัย

하리푼차이와 라워, 3차전과 4차전의 승자는?

by ChaoKaoli 2022.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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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하리푼차이의 라워 공격, 탑쌓기 - 라워 승
2차전 라워의 하리푼차이 공격, 연못파기 - 하리푼차이 승

2차전 대군을 이끌고 출정한 라워 왕자의 패배는 라워의 왕에게는 충격이었다.
전력 손실 뿐만 아니라 자존심마저 상한 그는 "열받는데 이를 어찌해야 좋단 말이냐. 누구 이 원한을 풀어줄 사람 없는가?"

"저요!"
이때 손을 든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푸트리야, 말하자면 군 장성 중 한명이라고 할까.
"제가 위대하신 폐하의 영광을 드높이고 감히 우리 라워를 우습게 보지 못하도록 단단히 손을 봐주고 오겠습니다."

이에 라워 왕은 그에게 중무장한 군사들과 말, 코끼리 등을 주어 하리푼차이로 보낸다.
하리푼차이에서 살아 돌아왔던 군사들은 다시 출정해야 한다는 소식에 불만이 가득했을 것이다.
"또 가? 또? 환장하겠구만. 그 멀리 또? 또? 또????"

출처:https://www.silpa-mag.com/history/article_74633

그렇게 하리푼차이로 출발한 라워의 대군,
그런데 이번 3차전 복수를 위한 여정은 무언가 이상하다.
북으로 북으로 하리푼차이로 전진하던 라워, 하리푼차이가 안 보인다.
아무리가도 하리푼차이가 안나오고 이상한 숲과 강만 나온다.
하리푼차이를 지키는 수호령이 이들을 하리푼차이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이끌고 있었다고 한다.

이름모를 강을 만나 강을 건너다 빠져 죽기도 하고,
삥강을 만나 "삥강 서쪽에 하리푼차이가 있다. 건너자!"
삥강을 건너다 급류를 만나 빠져 죽기도 하고,
무릎까지 오는 줄 알고 건너다 중간에 푹 꺼지는 깊이에 또 빠져 죽고,
낮은 쪽을 찾아 우여곡절 끝에 건너갔으나 하리푼차이는 보이지도 않고...

이래저래 전투도 하기 전에 많은 군사를 잃은,
그들은 또다시 길을 잃고는 혼란에 빠지고 만다.
할 수 없이 행군을 멈추고 일단 진지를 구축하며 숨을 고른다.
싸울 의지는 이미 물건너 간 상태였을 것이다.

군사들 사이에서는 이런 소문이 돌았을지도 모르겠다.
"하리푼차이 수호령들이 우리가 하리푼차이로 들어가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이번에 우리가 이길 가능성은 없는 거 같아. 어쩌지?"

수호령이라고 하지만 이 사건은 아마도 길을 인도하는 군사가 하리푼차이로 인도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1. 이전 전투에서 겨우 살아온 군사 중 일부가 불만을 품고 일부러 다른 길로 인도했거나
2. 아니면 크메르의 명령을 따르던 라워의 몬족 군사들이 자신들과 같은 몬족 국가인 하리푼차이를 공격하는데 불만을 갖고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니면 1+2의 군사들이 그랬을 수도 있다.

길을 찾지 못해 전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는 망라이의 란나와 몽고의 전투에서도 등장한다.
몽고군이 란나를 치기 위해 남하하는데,
1. 산넘고 물건너 와서 공격을 감행, 간단히 정복해버리고는 돌아간다.
그런데 그곳은 망라이의 란나가 아니었다고 한다.
"거기가 아니었나봐"

2. 또다시 산넘고 물건너 재차 공격을 감행, 그런데 어라~ 어디가 어딘지 몰라 헤매다가 돌아간다.
이때도 아마 인도하는 사람들이 엉뚱한 곳으로 인도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이제 지쳐 진지를 구축하고 쉬고 있던 라워 군대의 이야기를 듣게 된 아티따야랏, 승리의 북소리를 울리게 한 후 군사를 모아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 소리친다. "하하하 이놈들 봐라. 바보처럼 죽음의 구렁텅이로 스스로 굴러들어왔구나."

지치고 전의를 상실한 라워 군사들과 푸트리야는 아티따야랏의 출현으로 두려움에 떨며 바로 아티따아럇에게 전갈을 보낸다.
"오 위대한 왕이시여. 당신과 어찌 싸울 수 있단 말입니까. 항복! 항복합니다. 우리는 당신의 노예가 되기 위해 왔습니다."

아티따야랏은 "그럼 내 부하로 살기로 충성 맹세해. 오케이?"

싸움 한 번 하지 않고 승리를 쟁취한 아티따라얏은 7번 북을 울려 승리를 알리고,
라워의 크메르인들을 노예로 삼지 않고 대신 하리푼차이의 서쪽에 모여 살 수 있는 구역을 주고는 필요한 것들을 부족함없이 제공하여 살게 한다.
이러한 그의 선행은 주변으로 퍼져나가며 아티따야랏의 명성을 높이게 된다.
라워왕의 명예회복을 위해 출정한 3차전은 아티따야랏의 이름만 더욱 높이게 되는 결과가 된다.

하리푼차이 서쪽에 거주지를 제공받고 살던 크메르인들은 오래지 않아 유행병이 돌며 밤낮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아직 콜레라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불쌍히 여긴 아티따야랏은 그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킨다. 

 

전쟁과 질병으로 많은 고생을 하며 자신들의 나라가 아닌 낯선 지역에서 낯선 몬족과 지내던 크메르인들, 결국 향수병이 도진다.  라워(Lavo)에 두고 온 부인과 아이들 그리고 고국이 그리운 그들은 결국 아티따아럇에게 부탁을 하게 된다.

"자애롭고 위대한 왕이시여. 저희를 노예로 삼지 않고 동등하게 대해주며 입고 먹고 지낼 것까지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함없이 지내고는 있으나 라워에는 아직 저희 가족들이 이제나 저제나 하며 만날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허락해주신다면 이제 고국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렇구나. 너희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돌아가고 싶다면 가라. 하지만 가기 전, 우리가 이제는 적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나에게 했던 충성 맹세를 잊지 않도록 약속을 하고 떠나거라."

이에 부하들에게 황금 그릇에 물을 가득채우게 한 후 그의 보석이 달린 칼과 창을 물에 담그게 하고 그 물을 돌아가고자 하는 모든 크메르인들에게 마시게 한다. 

 

모든 크메르인들은 푸트리야의 지휘 아래 충성을 맹세하는 물을 마시고는 드디어 라워로 돌아간다. 

출처:http://www.naiboran.com/article.php?id=13

고국에 돌아온 크메르인들, 가족을 만난 기쁨도 잠시, 라워의 왕은 그들을 질책한다.

"야! 내가 너희보고 친구가 되라고 거기 보냈냐? 뭣들 하는거야. 아~ 짜증~"

 

이때, 라워 왕이 총애하던 귀족의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씨리꾸따, 

"짜잔~ 제가 등장할 차례인가 봅니다. 어리석은 사람들, 그것도 하나 제대로 못하다니... 제가 가서 전하의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이루지 못한다면 죽음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이에 라워 왕은 그에게 다시 군대와 코끼리, 말 등 필요한 것을 모아주고 슬쩍 기대를 내비친다.

"너만 믿는다!"

 

그런데 병사들은 어땠을까?

2차전 출정갈 때도 마지못해 갔고 길만 잃고 헤매다가 아티따아럇의 아량으로 잘 지내다가 겨우 살아돌아와 가족을 만났는데 또 가라니 미칠 지경이었을 것이다.

"이XXXX  또? 씨XXXX 환장하겠구만."

하지만 가야지 방법이 없는 그들...

 

불만 가득한 병사들과 출정한 씨리꾸따, 이번엔 하리푼차이와 격전을 벌일 수 있을까?

 

그럴리가...ㅋㅋㅋ

 

이번에도 하리푼차이의 수호령이 막아선다. 

이들은 또 길을 잃고 헤맨다. 

그들은 서쪽으로 그리고 북쪽으로 계속 전진, 폐허가 된 도시를 발견하고 오랜 행군에 지치고 배고픈 그들은 그곳에서 먹을 것을 찾는다. 

마침내 술과 음식을 찾게 되고 모두 '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진탕 취하고 만다. 

 

자포자기다. 될 대로 되라. 

술에 취하기까지 한 그들, 하리푼차이를 찾아 공격해볼 생각도 못하고, 그만 라워로 돌아가려 한다.

 

이러한 소식을 들은 하리푼차이, 그들을 추격하여 죽이고 그들의 코끼리, 말 그리고 각 귀중품을 챙겨 의기양양하게 하리푼차이로 돌아간다. 

 

1차전 탑쌓기에서만 패배했을 뿐,

2차전 연못파기에서 승리한 후

3차전과 4차전은 하리푼차이가 거저 먹은 승리였다. 

 

이 4차전 이후 라워는 쇠퇴의 길로,

하리푼차이는 전성기의 길로 가게 된다. 

아티따야랏의 명성은 이후 더욱 높아진다. 

 

하리푼차이와 라워의 3차전과 4차전은

라워 병사들의 불만에 따른 내분이 라워의 주요 패배 원인이 아니었을까.

 

이때가 앙코르와트를 지은 크메르의 수리야바르만 2세สุริยวรมันที่ ๒, សូរ្យវរ្ម័នទី២때인 것으로 보인다.

(어라~ 크메르어도 얼추 읽히는게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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